영하 10도 되던 날, 베란다 세탁기가 그냥 멈췄다. 돌아가다 멈춘 것도 아니고 아예 시작부터 안 됐다. 처음엔 고장인 줄 알았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얼어버린 거였다. 이번 겨울에 직접 겪은 얼음 세탁기 사태랑, 그걸 풀어보려고 냄비 물이랑 드라이기까지 동원했던 이야기를 정리해 본다.
📌 목차
베란다 세탁기, 영하 10도에 그냥 멈췄다
영하 10도 되던 날, 세탁기가 그냥 멈췄다. 돌아가다가 멈춘 것도 아니고 아예 시작부터 안 됐다. 처음엔 고장인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얼어버린 거였다. 우리 집 세탁기는 베란다에 있는데, 여름이랑 봄에는 아무 문제 없이 잘 써 겨울에 이렇게 될 줄은 전혀 예상을 못 했다.
베란다는 실내랑 다르게 난방이 안 들어오니까 바깥 기온이랑 거의 비슷하게 떨어진다는 걸 이번에 처음 체감했다. 영하 10도면 그냥 밖에 세탁기를 내놓은 거나 마찬가지였던 셈이다. 세탁기 안에 남아있던 물이나 배수 호스 안의 물이 얼면서 탈수도 안 되고 배수도 안 되는 상황이 된 거다.
솔직히 베란다 세탁기가 겨울에 얼 수 있다는 얘기를 어디서 들어본 적도 없었고, 이사 올 때도 아무도 얘기 안 해줬다. 그냥 세탁기는 세탁기지 이게 계절을 탈 거라고는 생각을 못 했던 거다. 그래서 처음 멈췄을 때는 진짜 당황했다. 세탁기가 고장 난 줄 알고 서비스센터 전화번호부터 찾아봤을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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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베란다에 있어서 얼 수밖에 없는 구조 |
세탁기 얼었을 때, 냄비 두 번·드라이기 2~3시간
일단 얼었다는 걸 알고 나서는 뜨거운 물을 냄비에 끓여서 부어봤다. 1L 넘게 두 번을 부었다. 세탁조 안이랑 배수 쪽에 뜨거운 물을 부으면 녹지 않을까 싶어서 시도한 거였는데, 물을 붓고 나서 탈수를 돌려봤다. 그런데 이게 한 번에 되는 게 아니라 물을 붓고 탈수 돌리고, 다시 안 되면 또 물 끓여서 붓고 탈수 돌리고 이 과정을 반복했다.
그렇게 냄비 물 두 번을 써도 완전히 풀리지 않았다. 특히 배수 호스 쪽이 문제였다. 세탁조 안은 어느 정도 녹는 것 같은데 배수호스 안에서 얼어있는 물은 뜨거운 물을 붓는 것으로 잘 안 풀렸다. 그래서 다음으로 시도한 게 드라이기였다. 배수 호스에 대고 드라이기로 계속 따뜻한 바람을 불어넣었다.
이게 진짜 오래 걸렸다. 잠깐 한다마는 수준이 아니라 드라이기를 2~3시간 계속 켜놓고 배수호스 이곳저곳에 바람을 옮겨가면서 불었다. 팔도 아프고 드라이기도 계속 켜놓으니까 뜨거워져서 중간중간 식혀가면서 했다. 그렇게 한참을 하다가 배수 필터를 돌렸는데, 갑자기 필터가 쏙 빠지는 거다. 순간 부러진 줄 알고 진짜 놀랐다. 힘을 줘서 돌린 것도 아닌데 갑자기 쑥 빠지니까 뭔가 세탁기 부품이 망가진 줄 알고 심장이 철렁했다.
게다가 하필 이게 주말에 일어난 일이었다. 평일이었으면 바로 서비스센터에 전화해서 기사님을 부르거나 부품을 주문할 수 있었을 텐데, 주말이라 어디 문의할 데도 마땅치 않고 혹시 부품이 필요해도 바로 살 수가 없는 상황이었다. 그래서 더 당황스러웠다. 일단 얼어서 그런 건지 진짜 고장인 건지도 확실치 않은 상태로 주말을 보내야 했다.
다이소 보온 폼 시트, 그래도 1~2번 더 얼었다
그렇게 한 번 얼었다가 녹이기를 겪고 나서는 이대로 겨울을 보낼 수는 없겠다 싶어서 대책을 찾아봤다. 그래서 다이소에서 보온 폼 시트를 사 왔다. 세탁기 뒤쪽, 그러니까 베란다 창문이랑 세탁기 사이에 보온 폼 시트를 세워서 찬 기운이 세탁기 쪽으로 바로 들어오는 걸 막아보려고 한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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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폼 시트를 둔 후에 조금이나마 보온이 되는 듯하다 |
보온 폼 시트를 세우고 나서는 확실히 전보다는 나아졌다. 그런데 완전히 해결된 건 아니었다. 그 이후로도 1~2번 정도는 더 얼었다. 다만 처음처럼 완전히 꽁꽁 얼어서 냄비 두 번, 드라이기 2~3시간씩 씨름해야 하는 정도는 아니었고, 뜨거운 물 한 번 정도로도 풀릴 만큼 덜 얼었다.
결국 보온 폼 시트 하나로 완벽하게 막을 수 있는 건 아니라는 걸 이번 겨울을 지내면서 알게 됐다. 그래도 아예 안 하는 것보다는 확실히 얼어붙는 정도가 약해졌다는 걸 직접 겪어보고 확인했다. 지금은 영하로 뚝 떨어지는 날 저녁에는 세탁기 안에 물이 남지 않게 미리 신경 써서 돌리고, 배수 호스 쪽도 한 번씩 확인하는 식으로 관리하고 있다.
그리고 최근에 알게 된 건데, 겨울에는 빨래하고 나서 탈수를 한 번씩 더 돌려주면 세탁기 안이랑 호스에 물이 덜 남아서 그만큼 덜 언다고 한다. 그동안은 탈수까지 다 끝나면 그냥 그대로 뒀는데, 올겨울에는 빨래 끝나고 나서 탈수를 한 번씩 더 돌려볼 생각이다.
베란다 세탁기 겨울철 관리 팁
- 영하로 떨어지는 날은 세탁기 안에 물이 남지 않도록 미리 신경 써서 돌리기
- 빨래 끝난 후 탈수를 한 번 더 돌려서 세탁조 · 호스 안 물기 최소화하기
- 세탁기 뒤쪽(창문과 세탁기 사이)에 보온 폼 시트 세워서 찬 기운 차단하기
- 얼었을 때는 뜨거운 물 붓기 → 탈수 시도 → 안 되면 드라이기로 배수 호스 데우기 순서로 시도하기
- 배수 필터는 무리하게 힘주지 말고 살살 돌리기 (갑자기 빠질 수 있음)
본 글은 개인적으로 직접 겪은 경험을 바탕으로 작성했으며, 세탁기 기종이나 베란다 구조에 따라 상황은 다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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