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란다 세탁기 겨울 관리, 영하 10도에 드라이기 2~3시간 든 이유

영하 10도 되던 날, 베란다 세탁기가 그냥 멈췄다. 돌아가다 멈춘 것도 아니고 아예 시작부터 안 됐다. 처음엔 고장인 줄 알았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얼어버린 거였다. 이번 겨울에 직접 겪은 얼음 세탁기 사태랑, 그걸 풀어보려고 냄비 물이랑 드라이기까지 동원했던 이야기를 정리해 본다.

베란다 세탁기, 영하 10도에 그냥 멈췄다

영하 10도 되던 날, 세탁기가 그냥 멈췄다. 돌아가다가 멈춘 것도 아니고 아예 시작부터 안 됐다. 처음엔 고장인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얼어버린 거였다. 우리 집 세탁기는 베란다에 있는데, 여름이랑 봄에는 아무 문제 없이 잘 써 겨울에 이렇게 될 줄은 전혀 예상을 못 했다.

베란다는 실내랑 다르게 난방이 안 들어오니까 바깥 기온이랑 거의 비슷하게 떨어진다는 걸 이번에 처음 체감했다. 영하 10도면 그냥 밖에 세탁기를 내놓은 거나 마찬가지였던 셈이다. 세탁기 안에 남아있던 물이나 배수 호스 안의 물이 얼면서 탈수도 안 되고 배수도 안 되는 상황이 된 거다.

솔직히 베란다 세탁기가 겨울에 얼 수 있다는 얘기를 어디서 들어본 적도 없었고, 이사 올 때도 아무도 얘기 안 해줬다. 그냥 세탁기는 세탁기지 이게 계절을 탈 거라고는 생각을 못 했던 거다. 그래서 처음 멈췄을 때는 진짜 당황했다. 세탁기가 고장 난 줄 알고 서비스센터 전화번호부터 찾아봤을 정도다.

베란다에 있는 세탁기 모습
베란다에 있어서 얼 수밖에 없는 구조

세탁기 얼었을 때, 냄비 두 번·드라이기 2~3시간

일단 얼었다는 걸 알고 나서는 뜨거운 물을 냄비에 끓여서 부어봤다. 1L 넘게 두 번을 부었다. 세탁조 안이랑 배수 쪽에 뜨거운 물을 부으면 녹지 않을까 싶어서 시도한 거였는데, 물을 붓고 나서 탈수를 돌려봤다. 그런데 이게 한 번에 되는 게 아니라 물을 붓고 탈수 돌리고, 다시 안 되면 또 물 끓여서 붓고 탈수 돌리고 이 과정을 반복했다.

그렇게 냄비 물 두 번을 써도 완전히 풀리지 않았다. 특히 배수 호스 쪽이 문제였다. 세탁조 안은 어느 정도 녹는 것 같은데 배수호스 안에서 얼어있는 물은 뜨거운 물을 붓는 것으로 잘 안 풀렸다. 그래서 다음으로 시도한 게 드라이기였다. 배수 호스에 대고 드라이기로 계속 따뜻한 바람을 불어넣었다.

이게 진짜 오래 걸렸다. 잠깐 한다마는 수준이 아니라 드라이기를 2~3시간 계속 켜놓고 배수호스 이곳저곳에 바람을 옮겨가면서 불었다. 팔도 아프고 드라이기도 계속 켜놓으니까 뜨거워져서 중간중간 식혀가면서 했다. 그렇게 한참을 하다가 배수 필터를 돌렸는데, 갑자기 필터가 쏙 빠지는 거다. 순간 부러진 줄 알고 진짜 놀랐다. 힘을 줘서 돌린 것도 아닌데 갑자기 쑥 빠지니까 뭔가 세탁기 부품이 망가진 줄 알고 심장이 철렁했다.

게다가 하필 이게 주말에 일어난 일이었다. 평일이었으면 바로 서비스센터에 전화해서 기사님을 부르거나 부품을 주문할 수 있었을 텐데, 주말이라 어디 문의할 데도 마땅치 않고 혹시 부품이 필요해도 바로 살 수가 없는 상황이었다. 그래서 더 당황스러웠다. 일단 얼어서 그런 건지 진짜 고장인 건지도 확실치 않은 상태로 주말을 보내야 했다.

다이소 보온 폼 시트, 그래도 1~2번 더 얼었다

그렇게 한 번 얼었다가 녹이기를 겪고 나서는 이대로 겨울을 보낼 수는 없겠다 싶어서 대책을 찾아봤다. 그래서 다이소에서 보온 폼 시트를 사 왔다. 세탁기 뒤쪽, 그러니까 베란다 창문이랑 세탁기 사이에 보온 폼 시트를 세워서 찬 기운이 세탁기 쪽으로 바로 들어오는 걸 막아보려고 한 거다.

세탁기 뒤에 보온폼시트
폼 시트를 둔 후에 조금이나마 보온이 되는 듯하다

보온 폼 시트를 세우고 나서는 확실히 전보다는 나아졌다. 그런데 완전히 해결된 건 아니었다. 그 이후로도 1~2번 정도는 더 얼었다. 다만 처음처럼 완전히 꽁꽁 얼어서 냄비 두 번, 드라이기 2~3시간씩 씨름해야 하는 정도는 아니었고, 뜨거운 물 한 번 정도로도 풀릴 만큼 덜 얼었다.

결국 보온 폼 시트 하나로 완벽하게 막을 수 있는 건 아니라는 걸 이번 겨울을 지내면서 알게 됐다. 그래도 아예 안 하는 것보다는 확실히 얼어붙는 정도가 약해졌다는 걸 직접 겪어보고 확인했다. 지금은 영하로 뚝 떨어지는 날 저녁에는 세탁기 안에 물이 남지 않게 미리 신경 써서 돌리고, 배수 호스 쪽도 한 번씩 확인하는 식으로 관리하고 있다.

그리고 최근에 알게 된 건데, 겨울에는 빨래하고 나서 탈수를 한 번씩 더 돌려주면 세탁기 안이랑 호스에 물이 덜 남아서 그만큼 덜 언다고 한다. 그동안은 탈수까지 다 끝나면 그냥 그대로 뒀는데, 올겨울에는 빨래 끝나고 나서 탈수를 한 번씩 더 돌려볼 생각이다.

베란다 세탁기 겨울철 관리 팁

  • 영하로 떨어지는 날은 세탁기 안에 물이 남지 않도록 미리 신경 써서 돌리기
  • 빨래 끝난 후 탈수를 한 번 더 돌려서 세탁조 · 호스 안 물기 최소화하기
  • 세탁기 뒤쪽(창문과 세탁기 사이)에 보온 폼 시트 세워서 찬 기운 차단하기
  • 얼었을 때는 뜨거운 물 붓기 → 탈수 시도 → 안 되면 드라이기로 배수 호스 데우기 순서로 시도하기
  • 배수 필터는 무리하게 힘주지 말고 살살 돌리기 (갑자기 빠질 수 있음)

본 글은 개인적으로 직접 겪은 경험을 바탕으로 작성했으며, 세탁기 기종이나 베란다 구조에 따라 상황은 다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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